물가상승의 진짜 이유 (통화량 증가, 신용창조, 인플레이션)

우리가 장을 볼 때마다 체감하는 물가 상승, 그 원인을 수요와 공급의 법칙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50년 전 15원이었던 짜장면이 지금은 4,500원이 된 현상을 단순히 공급 부족이나 수요 증가로만 이해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합니다. 이 글에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물가 상승의 근본 원인, 즉 통화량 증가와 은행의 신용창조 시스템,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통화량 증가가 물가를 결정하는 핵심 메커니즘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시중에 돈의 양, 즉 통화량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가격이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1억짜리 아파트가 1년 만에 2억이 되는 현상을 단순히 공급 부족이나 수요 증가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50년간 우리나라의 통화량 그래프와 물가 그래프를 비교해보면 기울기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통화량이 늘어난 만큼 물가가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1970년 1,000달러로 금 28온스를 살 수 있었으나, 2012년 2월 1일에는 1,000달러로 겨우 0.58온스만 살 수 있었습니다. 금 가격이 무려 48배나 오른 것입니다.

통화량 증가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통화팽창, 즉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인플레이션은 돈이 많이 풀려 흥청망청 쓸 수 있게 되므로 누구나 좋아하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단적인 사례로 짐바브웨는 2008년에 한 해 최고 2억 3,100만 퍼센트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 상태를 겪었습니다. 이는 무가베 대통령의 무지한 정책으로, 극심한 실업률 극복과 외채 상환을 위해 너무 많은 화폐를 찍어 국고로 썼기 때문입니다.

금융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어떻게 돌고 도는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는 양적 완화, 통화 팽창과 같은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면 금융 자본주의라는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됩니다. 환율이 치솟고 물가가 오르는 현상 뒤에는 바로 이러한 통화량 증가라는 근본 원인이 숨어 있습니다.

## 은행의 신용창조 시스템과 지급준비율의 비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이 조폐공사에서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조폐공사에서 찍어내는 돈은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돈은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 즉 장부상의 숫자로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 보이지 않는 돈은 어디서 만들어질까요? 바로 은행의 신용창조 시스템에서 탄생합니다.

은행은 예금된 돈을 그대로 두지 않고, 예금액 중 일부만 남기고 나머지를 대출해 줍니다. 고객이 100원을 예금했을 때, 은행은 10원만 남겨두고 나머지 90원을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나와 대출받은 사람, 두 사람이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는 돈은 190원이 됩니다. 직접 찍어내지 않은 돈 90원이 갑자기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신용창조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근거는 지급준비율입니다. 정부는 은행이 예금액 중 일부만 남기고 대출해 주는 것을 허락했는데, 1963년 미국 연방준비은행(FRB) 업무 매뉴얼 현대 금융 원리에서도 이 원리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예금 고객이 돈을 찾아갈 것에 대비하여 10퍼센트를 부분 지급준비율로 보유해야 합니다. 즉, 은행은 들어온 돈 100원 중 10퍼센트인 10원만 남겨두고 나머지 90원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지급준비율의 역사는 16세기 영국 금세공업자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금이 돈이었을 때, 금세공업자는 사람들의 금화를 보관해주고 보관증을 써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금화 대신 가볍고 언제든 금으로 바꿀 수 있는 보관증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세공업자는 사람들이 맡긴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로 결정했고, 더 나아가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화를 마음대로 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부를 축적한 금세공업자는 은행업자로 변신했습니다.

한국의 지급준비율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결정하며, 현재 평균 3.5퍼센트 내외입니다. 한국은행이 5억 원을 대출로 공급하면, 이 과정이 반복되어 대출할 수 있을 때까지 다 대출할 경우 총 6조 60억 원까지 늘어납니다. 새 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뚜껑을 열 때마다 더 작은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 인형과 같으며, 돈은 은행에 들어갈 때마다 계속 불어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 사회가 빚을 구하는 사회가 된 이유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대출 문자가 오는 이유입니다. 고객이 대출을 해가야 은행은 새 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이자 시스템이 만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순환

중앙은행은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일을 하며, 이를 위해 이자율 통제 권리와 화폐 발행 권리 두 가지 권한을 갖습니다.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 즉 콜금리를 인상하거나 동결하여 이자를 이용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며, 이는 보통 침체된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경기 부양책으로 사용됩니다. 통화량을 조절하는 또 다른 방법은 화폐를 찍어내는 일이며, 이것이 뉴스에서 말하는 양적 완화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있습니다.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섬에서 중앙은행이 만 원을 발행하고, 시민이 연 이자 5퍼센트로 1년 뒤 1,050원을 갚기로 대출받았다고 가정해봅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도, 섬에 있는 돈은 딱 만 원이므로 이자 50원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자를 갚으려면 방법은 중앙은행이 50원을 더 발행하고 누군가 대출하는 것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계속 돈을 찍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많아지면 화폐 가치가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빚 보존 법칙입니다. 내가 이자를 갚으려면 누군가의 대출금을 가져와야 합니다.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 빚을 갚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는데, 돈이 적게 돌면 누군가는 이자를 갚을 수 없어 파산하게 됩니다. 모든 돈이 빚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이 필연적입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싸우며, 이것이 우리가 매일 돈 때문에 사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일이 연속되면 시중에 돈의 양이 줄어들고, 돈을 못 갚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 대량 파산 사태가 속출합니다. 팽창이 멈추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추락하며 디플레이션이 시작됩니다. 디플레이션이 일어나면 돈이 돌지 않아 거품이 터지기 시작합니다. 기업은 위축되고 생산과 투자를 줄이며,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돈 벌기가 힘들어져 누구나 디플레이션을 싫어하게 됩니다.

1925년 러시아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는 자본주의 경제 환경에 장기 순환 주기가 존재함을 발견했습니다. 이 주기는 48년에서 60년 정도 되며, 경제학자 페터는 자본주의 경제가 물결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미국의 콘드라티예프 주기의 겨울은 2000년부터 이미 시작되었으며, 2007년부터 시작된 급격한 이자율 하락은 디플레이션의 절정을 보여주었습니다. 금융 회사들은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돈을 대출해 주었는데, 이것이 모기지입니다.

금융 위기가 일어난 이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유,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는 이유, 젊은 사람들이 취직을 못 하는 이유는 모두 갚아도 갚아도 없어지지 않는 빚 때문입니다. 우리는 결코 갚을 수 없는 부채 사슬에 묶여 있는 것이며, 위기의 희생자는 언제나 힘없는 우리들 중 한 명입니다. 인플레이션 후 디플레이션이 오는 것은 숙명과도 같은 일인데, 이는 호황이 진정한 돈이 아닌 빚으로 쌓아 올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가 상승의 진짜 원인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통화량 증가와 은행의 신용창조, 그리고 이자 시스템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입니다. 환율이 치솟고 수입 물가가 오르는 현상 역시 이러한 금융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경제 현상의 이면에는 이처럼 복잡하지만 명확한 메커니즘이 존재합니다. 경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금융 자본주의 사회를 제대로 바라보는 첫걸음입니다.

---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gkQX-zZTUAQ?si=cXWNap2606yXMpTb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2026 미·이란 전쟁 정리: 에픽 퓨리 작전과 유가·국내증시 충격

과거악몽망각사모펀드빚투이십오조위기

2025년 은 시세 전망: 지금 투자해야 할 이유 5가지